신돌석Sin Dol-seok-Write by 권혁소 Kwon, Hyuk-So
신돌석
1878년 생, 1908년 졸
태백산의 나는 호랑이 평민 의병장 신돌석
온몸으로 동해를 품은 월송정에 올라
우국시를 읊었던 것을 알 턱이 없는 나는
그저 관광으로나 걸음을 멈추었던 것인데
구한말 파르티잔...
백정기 Baek Jeong-gi – Write by 백남이 Baek, Nami
https://youtu.be/dRiJRnn4hqg
https://youtu.be/dRiJRnn4hqg
백정기
동학의 땅에서 태어난 근본이라 그러했을까
천석꾼의 사위로 집단속하며 누릴 일이지
일경을 두들겨 팬 19살에
도쿄의 일왕 살해를 실패하고
북경의 스승과 동지를 만나 한솥죽을 끓이다
스승 우당의 암살범이자 밀정 끝끝내...
새표 A Bird Sign- Write by 이정록 Lee, Jeonglock
그림 유희주
새표
不의 첫 획, 一은 하늘이다.
하늘 아래 화살표 모양은
새의 양 날개와 꽁지깃을 본떴다.
不이란 한자엔 하늘 복판에 점을 찍는 새가 있다.
사랑만으로 솟구쳐 오르는 철부지 날갯짓이...
사내 가슴 A Man’s Heart -Write by 이정록 Lee, Jeonglock
사내 가슴
- 아버지학교 1
아들아, 저 백만 평 예당저수지 얼음판 좀 봐라. 참 판판하지? 근데 말이다. 저 용갈이* 얼음장을 쩍 갈라서 뒤집어보면, 술지게미에 취한 황소가...
한라산Mount Halla – 이산하 시인
서시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백두산에서
한라산에서
지리산에서
무등산에서
그리고 피어린 한반도의 산하...
더딘 사랑 Slow Love – Write by 이정록 Lee, Jeonglock
그림 유희주
더딘 사랑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의자』2010 문학과지성사
Slow...
서시 Prologue –Write by 이정록 Lee, Jeonglock
서시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너무 성하다.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1994 문학동네
Prologue
A tree has many scars
The closer a tree is to a village,
The more scars it...
선물 Gift – write by 공광규(Kong Kwangkyu)
선물
딸이 학교 근처로 원룸을 얻어 나간 후
빈 방에
명절선물들을 쌓아놓았다
김 꿀 사과 와인 한과 홍삼 멸치 상자들과
시골에서 올라온 쌀자루
선물방이 된 딸의 방
명절 쇠러 오는 딸을...
시간을 읽으면When Reading the Time- write by 맹문재 (Maeng, Moonjae)
시간을 읽으면
시간을 읽으면
심장에 좋다고 생각한다
어두운 하늘에 없는 별들이 행간에 보인다
별들의 밝기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빛나
수평선을 넘는 데 필요한 나침반이 된다
시간을 읽으면
내가 도착할 역이 떠오른다
주위에는...
위대한 사건A Formidable Occurrence–write by 공광규(Kong Kwangkyu)
위대한 사건
마인쯔역에서 두 정거장 가면 작은 비쉐프셰임역
거기서 십여 분 걸어가면 만나는 민박집
사십 년 전 간호사로 일하러 왔던 한국인 할머니
병원에서 일하다 만나 결혼한 남자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