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Horizon–write by 맹문재 (Maeng, Moonjae)

  Photo by  Hyunhee Kim  (김현희)     수평선 수평선은 바르다 곧은 자세이다 곧은 자세로 힘을 내고 있다 옳은 힘을 내고 있다 걸러낼 것은 걸러내고 지울 것은 지우고 밀어낼 것은 밀어내고 있다 곧은 자세만이 소리를 낸다 온몸으로 외쳐...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하여 A Tree –맹문재 Maeng, Moonjae

Photo by Namsook Han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하여   나의 시가 한 그루의 나무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네 플라스틱 스티로폼 시멘트 말고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처럼 창창하게 살았으면 좋겠네 나의 시가 발표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은 살았을 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Some Things Do Not Hurt, Even...

그림 유희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 때문에, 산다 자주감자가 첫 꽃잎을 열고 처음으로 배추흰나비의 날갯소리를 들을 때처럼 어두운 뿌리에 눈물 같은 첫 감자알이...

아내 Wife — write by 공광규(Kong Kwangkyu)

  아내 아내를 들어 올리는데 마른 풀단처럼 가볍다 수컷인 내가 여기저기 사냥터로 끌고 다녔고 새끼 두 마리가 몸을 찢고 나와 꿰맨 적이 있다 먹이를 구하다가 지치고 병든 컹컹 우는 암사자를 업고 병원으로 뛰는데 누가 속을...

별 닦는 나무 Star Polishing Tree – write by 공광규(Kong Kwangkyu)

  별 닦는 나무 은행나무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부르면 안 되나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가을이 되면 별가루가 묻어 순금 빛 나무 나도 별 닦는 나무가 되고...

무량사 한 채 All of Muryangsa Temple- write by 공광규(Kong Kwangkyu)

      무량사 한 채 오랜만에 아내를 안으려는데 “나 얼마만큼 사랑해!”라고 묻습니다 마른 명태처럼 늙어가는 아내가 신혼 첫날처럼 얘기하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어 나도 어처구니 없게 그냥 “무량한 만큼”이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무량이라니! 그날 이후 뼈와...

Meet the Translator : Professor 전승희 Seunghee Jeon

    https://youtu.be/a1C1MPve6eQ   Seung-Hee Jeon is a literary scholar and critic as well as a leading contemporary translator of Korean literature. Her articles include “War Trauma, Memories...

촛불의 기술  The Candlelight Technique  — 조기조Cho Gijo

  https://youtu.be/dcLu9i_EWNM 촛불의 기술                                      (시인 : 조기조)   골방의 책상 위에서 바람 없이도 흔들리고 광장의 손끝에서 바람 불어도 흔들리고 앉아 있어도 흔들리고 걸어가면서도 흔들리고 흔들린다는 것은 위태롭다는 것 광장이 위태롭고 골방이 위태롭고 광장과 골방 사이에 놓인 안 보이는 길이...

광장의 시  Poems of the Squares  — 정세훈Jeong Sehun

  https://www.youtube.com/watch?v=p8VngJ0AzGA   광장의 시                                  (시인 : 정세훈)        역사의 진실은 민중의 피로 만들었고 역사의 거짓은 권력의 총칼로 만들었다네 1919년 3·1항일독립운동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10민주항쟁 피 서린, 피 서린, 피 서린, 피...

빛의 연대Solidarity of Light — 성향숙Seong Hyangsuk

  https://youtu.be/jm-1dG2KGRw   빛의 연대                                              (시인:성향숙)   빛의 처음들 연약한 빛 하나가 나를 닮은 나를 공손하게 인정하며 나를 닮은 타인을 점화하며   이백만 개 촛불이 광화문에 만개한다 봄날 장미 축제처럼 광장 위로   눈송이가 동전처럼 쏟아진다 비상라이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