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춤 추는 사회 – 유희주 시인

아버지는 내가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내가 세살 때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겠으나 노래 하나를 배워 동네 순회공연을 하듯 아주 앙징맞고 깜찍하게 춤을 추며 불렀습니다. 그...

자연스러운 사회 -유희주 시인

1965년에 처음으로 피임약이 개발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무조건 생기는 대로 낳았습니다. 그 어려운 시기에 자식을 많이 낳은 부모들은 자식을 일찍 잃어버리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노인들을 만나...

아버지의 민주주의 – 유희주 시인

  (그림 :유희주)   초등학교 2학년때 돌아가신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나를 무릎에서 내려놓지를 않으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뻐대뻐대 하며 기지개를 시켜 주실 때까지 꼼짝 않고 죽은 벌레 시늉을...

엄마의 종이새 – 유희주 시인

  엄마가 종이새를 접으면서 이야기 했습니다. “전쟁이 터지고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 접전 지역을 밀고 당기던 시절에 외할아버지는 춘천이 위험에 처해지자 강원도의 문익골로 피난을 했단다. 피난을 하는...

누가 개구리를 울리나 – 오인태 시인

아버지 돌아가신 지 올해로 꼬박 이십 년, 어머니는 그보다 칠 년 전에 세상을 뜨셨으니 천애의 고아로 살아온 세월이 어언 이십 년이다. 아버지는 위로 누나...

나를 만든 팔 할은 아버지 – 오인태 시인

단 한 번도 이 형한테 대들거나 역정을 내지 않았던 아우가 어느 날 전화를 했다. 울먹이다시피 하는 목소리였는데 대뜸 “아버지 오래 못 사실 것 같으니...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 – 오인태 시인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삶을 같이하는, 즉 공동체의 가장 기본단위인 가정의 성원을 ‘식구’라 부르는 것이리라. 요즘은 식구끼리도 밥상을 마주하기가...

다산과 서포 (시가 있는 밥상)- 오인태 시인

오늘, 우리시대의 이념은 무엇인가? 있긴 한가? 그 많은 이론가, 논객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가? 실은 이런 물음조차 얼마나 실없고 객쩍은 짓인가. 혼란의 시대, 어둠의 시대에 다산의...

자존심은 나의 힘 (시가 있는 밥상) – 오인태 시인

혼자 먹는 밥을 뭘 그렇게 격식 갖춰 차리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실제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혼자니까” 이렇게 대답하면 선뜻 무슨 뜻인지...